[부산일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잇단 공개… 열폭주 방지 대책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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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사이에서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산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잇따라 공개하고 있고, 배터리 제조사들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를 방지하기 위한 각종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위기다.
■전기차 업체, 배터리 제조사 공개
이번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정부와 벤츠 등에서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배터리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국내 판매된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는 ‘배터리 인증’ 제도를 내년 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소비자들이 알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와 기아는 10일과 12일 자사 홈페이지에 각각 전기차 13종, 전기차 12종에 대한 배터리 제조사를 전면 공개했다.
현대차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코나 일렉트릭’ 2세대에 중국산 CATL 배터리를 썼다. 기아는 ‘레이 EV’(2023년 8월 생산 이후)와 2세대 ‘니로 EV’에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벤츠코리아는 13일 총 8종의 전기차에 대한 제조사를 공개했다. 이번 화재 전기차 ‘EQE’에 장착된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가 대형 전기 세단 ‘EQS’에도 장착돼 있었다. 벤츠 전체 8개 전기차 모델중 6개 차종에 CATL 등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 전기차에 대한 무상 점검을 14일부터 전국 75개 공식 서비스 센터를 통해 진행키로 했다. 인천 화재와 관련, 벤츠코리아는 “당국의 조사에 협력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적절한 후속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BMW코리아와 폴스타코리아는 12일 홈페이지에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BMW의 경우 전기 SUV 모델 'iX1'과 'iX3'에만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볼보차코리아는 13일 배터리 제조사를 공지했다.
■현대차, 2026년 열폭주 방지 탑재
이번 벤츠 차량 화재로 인해 피해가 커진 것은 배터리 열폭주 현상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열폭주는 배터리 내 손가락만 한 작은 셀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열이 다른 셀로 빠르게 번지는 현상으로 배터리 화재발생시 6~7시간 불이 지속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열폭주 방지 등 안전성 업그레이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양산하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에 배터리 열을 셀 단위부터 배출하는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연쇄 발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캔 위에 뚜껑을 달아 고온 가스가 발생하면 배출되는 시스템을 탑재했다. 높은 전류가 흐르면 회로를 끊어버리는 ‘두꺼비집’도 넣었다. SK온은 분리막을 지그재그 형태로 쌓는 ‘Z폴딩’ 기법을 통해 배터리 셀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양극과 음극의 접촉 가능성을 차단해 화재 발생 위험을 낮추는 기술을 도입했다.
현대차그룹 측은 “2026년부터 E-GMP 플랫폼을 탑재한 자사 전기차에 열폭주 예방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리튬이온 배터리처럼 전해질을 휘발성 액체가 아닌 안정된 고체로 바꾼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라대 최영석(미래모빌리티공학과) 교수는 “전기차에 대해 자기인증이 아닌 사전형식승인으로 제도를 바꾸고 특히 배터리에 대해서는 팩 인증이 아닌 배터리 셀에 대해서 인증받는 방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동진 기자([email protected])
민지형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