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124만원짜리가 14만원까지 '뚝'…아이폰16 공개 후 성지 가보니[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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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전 방문한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매장 곳곳에는 ‘아이폰15 판매’ ‘Z플립6, Z폴드6 최저가’ ‘최신기종 판매’ 등의 홍보문구를 내걸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곳에 있는 휴대폰 판매점은 불법 보조금을 지원해 상대적으로 기기값을 적게 지불해 살 수 있어 일명 ‘성지’라고 불린다. 성지 매장에서는 이동통신3사와 휴대폰 제조사가 판매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일부를 불법 보조금 형태로 전환한다.
오는 20일 아이폰16 시리즈의 공식 판매를 ‘성지’에선 이전에 출시된 휴대폰 기종들을 팔기 위해 불법보조금을 더하는 모습이었다. ‘현재 SKT 통신사를 쓰고 있는데 아이폰15 기본형(128GB)으로 기기를 바꾸고 싶다’라고 하니 한 대리점 관계자는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하는 조건으로 기기값을 16만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단 낮아진 기기값만큼 10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6개월간 써야 한다. 또 다른 매장에서는 9만5000원 요금제(6개월)에 18만원을 제시했다. 두 매장 모두 부가서비스 세 개 가입은 필수였다. 불법 보조금 없이 기기값만으로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의 최대치는 월 10만9000원의 요금제를 썼을 때 이통3사 중 가장 높은 지원금은 KT로 공시지원금 50만원에 추가지원금 7만5000원을 더한 57만5000원이다. 출고가는 124만3000원이다.
이날 아이폰15 단말기는 14만원 선까지 나왔다. A대리점 관계자는 원래 가격에서 얼마까지 낮출 수 있는지 태블릿에 직접 숫자를 입력해 보여줬다. 공시지원금에 매장에서 제공할 수 있는 보조금 약 70만원을 더해 기기값을 14만원까지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역시 10만5000원 요금제를 6개월 동안 쓰는 조건이 붙었다. 그는 "아예 싸게 사려고 한다면 아이폰13이나 14를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갤럭시S24의 경우 아이폰15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조건으로 모든 매장에서 "기기값은 ‘0원’까지 나온다"고 했다. 최근 이통3사에서 갤럭시S24의 공시지원금을 50만~53만원까지 올리며 일각에서는 아이폰16 출시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풀이도 나왔다.
성지에서는 최근 나온 갤럭시 폴더블 폰도 싸게 살 수 있다고 구매를 유도했다. S24 가격을 문의하자 한 대리점 관계자는 되레 갤럭시Z플립6를 추천했다. 그는 "제조사에서 Z플립6를 팔고자 하는 심리가 더 강한 것 같다"면서 "매장 보조금을 85만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며 "단말기는 13만원 정도"라고 했다. 이어 "지난 1월 출시된 기기(갤럭시S24)보다 두 달 전 출시된 기기가 더 좋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갤럭시S24와 갤럭시Z플립6의 합법적 최저 기기값은 각각 58만원(LG유플러스), 91만원(KT·LG유플러스)이다.
황서율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