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이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에 착륙 직전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여객기는 이 경고를 받고 1분 뒤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으나 이후 5분 만에 사고가 났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무안 여객기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자세한 사고 과정을 설명했다. 브리핑을 맡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7분쯤 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1분 뒤 사고기 기장은 메이데이를 요청했다. 이후 여객기는 오전 9시쯤 착륙을 시도했으며, 3분 후인 9시3분쯤 랜딩기어없이 착륙하다 충돌했다. 사고기를 운항한 기장의 경우 6823시간, 부기장은 1650시간의 비행 경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두 사람은 각각 2019년 3월, 지난해 2월에 현 직책을 맡게 됐다고 한다.

국토부는 “활주로 01번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다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경보를 주자 얼마 안 있다가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며 “당시 관제탑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줘서 조종사가 수용하고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 담벼락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비행기록장치는 사고조사위원회가 수거했다”며 “음성기록장치는 현장 상황 따라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무안공항의 짧은 활주로(2800m)가 사고 원인 아니었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활주로 길이가 충분치 않아 사고 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으며, 사상자가 많은 이유를 묻는 말엔 “동체착륙하고 불이 났다. 원인은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의 국적 항공사 인명 사고인 2013년 7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사고의 경우 원인 조사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11개월이 걸렸었다.

박지훈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