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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금융회사 고객이익 외면하고 책임 회피시 시장퇴출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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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회사 CEO 신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국민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책무를 외면하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엄중 경고했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대한 점검 결과 금융회사의 책임이 드러날 경우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드러낸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 “금년엔 시장질서 바로잡겠다…책임 회피시 퇴출도 불사”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대강당에서 열린 2024년 금감원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는 국민들께서 모은 소중한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증식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감독당국도 금년에는 이러한 기본 원칙을 정립하고 시장질서를 엄격히 바로잡고자 한다”며 “고객의 이익을 외면하고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의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시장에서의 퇴출도 불사하겠다는 원칙 하에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융회사는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단기 실적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에는 소홀한 채 단기적 이익은 사유화하고 뒤따를 위험을 소비자 등 사회에 전가하는 행태 등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ELS 불완전판매를 통해 과도한 성과급·수수료를 받거나 리스크 고려 없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집중 투자하는 금융회사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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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지수 ELS 판매사 직격…“확인된 불완전판매 엄정대응”


특히 홍콩 H지수 ELS와 관련해 이 원장은 “확인된 불완전판매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합당한 수준의 피해구제를 추진하는 한편, 고위험 상품 판매규제에 대한 면밀한 분석 등을 통해 다시는 후진적 형태의 불완전판매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은 홍콩 H지수 ELS와 관련해 지난해 11~12월 주요 판매사에 대한 실태점검 결과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 핵심성과지표(KPI) 연계, 계약서류 미보관 등 문제점을 확인했다. 이어 지난달 8일부터 11개 주요 판매사(5개 은행·6개 증권사)에 대한 현장검사와 민원조사를 진행하면서 불완전판매 사례를 파악했다.

금감원은 설 연휴 이후 2차 현장점검을 통해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이달 안에 배상기준안을 마련해 분쟁조정 절차를 조속히 진행할 계획이다.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은 지키되,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판매사·임직원에 대한 엄중히 문책한다는 방침이다. 또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종합 개선대책을 마련한다.

판매사의 자율배상 노력도 압박하고 있다. 이 원장은 전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공적 절차와 별개로 금융회사들이 검사 결과에 따라 일부를 자율적으로 배상할 수 있는 절차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시장 안정 확고히” 가계부채 관리 강화…불안요인 선제대응


금감원은 이날 안정·민생·신뢰·미래 4대 추진방향과 12개 핵심과제를 담은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에서도 이 원장은 “금융시장의 안정을 확고히 지켜내겠다”며 가계부채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한다는 금융당국의 원칙에 따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통한 상환능력 위주의 여신심사 관행 정착을 지원한다. 가계대출 취급실태 점검 결과 확인된 미흡사항을 토대로 대출관행을 개선하고, 고정금리·비거치식 분할상환 중심으로 가계대출 질적 구조개선을 추진한다.

시장의 불안요인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업권별 위기단계별 대응계획을 포함한 컨틴전시 플랜을 개편하고, 대내외 비상대응 및 공조체계를 공고히 구축한다. 상호금융조합의 예수금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금융회사 외화유동성 리스크요인 점검, 보험권 금리민감상품의 만기·금리별 익스포저 분석 등 시장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금융회사가 자본여력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등 건전성 관리도 강화한다. 은행에 대해서는 경기대응 완충자본 및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차등적 추가자본을 부과하고, 저축은행의 보완자본 인정범위 강화, 카드사의 위험기반 자본규제 도입 등을 추진한다. 보험사의 회계기준 변경으로 문제가 됐던 기초가정 관리를 전담하는 기구 설립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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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 강화, 불공정 영업 집중 점검…지배구조 개선도 추진


민생침해 금융범죄에 대한 예방·차단·단속·피해구제 등 유기적 대응을 위해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협의체를 운영하고,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불법대부거래, 조직형 보험사기, 불법 리딩방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

‘공정금융 추진위원회’를 설치해 불공정한 금융거래 관행 개선도 추진한다. 협상력이 낮은 소비자에 대한 수수료 차별, 거래조건 강요 등 불공정 영업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다수 금융회사가 관련된 사건에 대한 테마검사와 동일계열 금융회사에 대한 연계검사를 활성화한다.

지배구조 가이드라인(Best Practice) 반영 현황 점검, 책무구조도 제도 안착을 위한 실무기준 마련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과 책임경영 문화 안착을 유도한다. 금융사고 보고·관리체계 실효성 관리 등을 위한 제도개선을 통해 내부통제 역량 강화도 추진한다.

그밖에도 금감원은 금융업권별 제도 정비 등을 통해 금융산업의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기후리스크에 대응한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감독업무 디지털 전환 및 관행개선 추진, 유연하고 공정한 검사·제재 체계 구축 등 감독업무 혁신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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