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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인천 신포동 칼국수 골목 일대 빈집·공터 10년째 방치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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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칼국수 먹으러 왔는데 온통 낡은 건물에 담배꽁초와 쓰레기만 가득하네요.”

1일 오전 11시께 인천 중구 신포동 신포로 32의25 칼국수 골목. 4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칼국수집 2곳으로 가는 골목길이다. 그러나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낡은 폐건물이 늘어서 있다. 담벼락은 벽돌과 타일이 깨진 채 부서져 있고, 지붕 위에는 초록색 천이 축 쳐져 있다. 골목 안쪽 공터는 잡초가 무성한 채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널려있다.

이 곳에서 만난 전의윤씨(27)는 “칼국수 맛집이 있다고 해서 여자친구와 왔는데, 골목길 들어서면서부터 깜짝 놀랐다”며 “마치 영화에 나오는 재개발 직전의 폐허같았다”고 말했다.

인천 중구가 칼국수 골목 일대에 누들플랫폼을 짓겠다며 건물 여러채를 사들이다 백지화하면서 10년째 방치하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일대가 폐허로 변하지 않도록 빈집 등을 활용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칼국수 골목 일대에 면을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 누들플랫폼을 만든다며 7억원을 들여 인근 빈집 6채를 매입했다. 이후 추가 매입에 실패하자 구는 누들플랫폼 부지를 인근 신포로27번길 36 일대로 옮겨 지난 2021년 문을 열었다.

그러나 구가 사들인 칼국수 골목의 빈집들은 사업이 멈춘 뒤 방치 중이다. 이들 빈집들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다보니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 빈집에 대한 관리조차 없어 지붕이나 벽 등이 무너지면서 일대가 슬럼화 중이다.

이 곳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한 상인 A씨는 “빈 건물과 공터가 골목 사이사이에 있어 너무 지저분하다”며 “칼국수를 먹으러 온 손님들도 밥만 먹고 도망가듯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빈집을 이렇게 내버려 둘 거면 뭐하러 예산들여 샀나 싶다”고 말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구의 당초 계획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10년 가까이 매입한 빈 집을 방치하는 것은 예산 낭비이자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대 슬럼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현재 활용 방안을 찾는 중”이라며 “일대를 문화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설계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민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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